"유령 승강장 정체는? 지하철·광역 전철역에 숨겨진 공간의 비밀"

지하철을 자주 타는 사람이라면 가끔 이상한 구조의 역을 마주친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열차는 분명 멈추지 않는데, 창밖으로 스쳐가는 또 다른 플랫폼이 보인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안내표지판에는 분명 승강장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막혀 있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공간이 있는 경우도 있죠.

바로 이런 곳을 ‘유령 승강장’이라 부릅니다.

 

‘유령 승강장’은 운영되지 않거나 승객의 이용이 중단된 지하철·광역전철역의 승강장을 의미합니다.

겉으로 보면 일반 승강장과 다를 바 없지만, 열차는 정차하지 않고, 출입도 통제되어 있죠.

도심 속 숨겨진 공간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왜 이런 유령 승강장이 생기는 걸까?

 

1. 초기 설계 변경
대부분의 유령 승강장은 초기 역 설계 계획이 바뀌면서 생깁니다.

예를 들어, 환승역으로 개발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무산되면서, 미리 만들어놓은 승강장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은 과거 2호선과의 환승을 염두에 둔 구조로 지어졌지만, 현재는 환승 없이 운영되고 있어 unused 공간이 존재합니다.

 

2. 이용객 수 부족
예상보다 승객 수가 적은 경우도 유령 승강장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이 경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승강장을 폐쇄하거나, 특정 시간대에만 사용하는 형태로 변경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경의중앙선의 '신촌역'의 일부 구간이 한동안 폐쇄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3. 비상 상황 대비
유령 승강장 중 일부는 비상 상황 대비용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실제로 대피용 통로, 유지보수용 공간, 혹은 향후 노선 확장에 대비한 ‘예비 승강장’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도심 속 ‘폐역’ 혹은 ‘유령역’과는 다를까?

종종 유령 승강장과 폐역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폐역은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 전체 역을 의미하는 반면, 유령 승강장은 역 자체는 운영되고 있지만, 일부 승강장만 사용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 지하철 4호선의 '회현역'에는 승객이 접근할 수 없는 유령 승강장이 존재하며, 역은 정상 운영 중입니다.

또한 서울 2호선 시청역은 원래 두 개의 승강장을 운영하려 했으나, 현재는 한쪽 승강장만 사용 중이고 나머지는 접근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 전형적인 유령 승강장의 사례입니다.

 

유령 승강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지하철 초기모습 간직한 2호선 신설동 비영업 승강장 활용 관련기사]

 

최근에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나 관광 자원화의 일환으로 유령 승강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런던의 '알드위치 역(Aldwych Station)'처럼 영화 촬영지, 역사 투어 장소로 활용되는 예도 있죠.

서울시도 오래된 지하공간을 전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유령 승강장이 미래의 새로운 공간 자산으로 변화할 수도 있는 것이죠.

 

혹시 유령 승강장을 본 적 있으신가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미스터리한 공간을 지나친적이 있나요?

무심코 지나치던 그 공간, 알고 보면 계획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낸 흔적일 수도 있답니다.

유령 승강장은 도시의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단서이자, 때로는 미래의 가능성이기도 하죠.

다음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 이런 공간을 만나게 된다면, 창밖, 잠깐 스쳐가는 그 낯선 승강장에도 한 번쯤 눈길을 돌려볼까요?

마침 서울시도 이런 공간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전에 먼저 이름부터 변화가 필요해 보이죠? 유령 승강장이라... 으스스해서 피하고 싶은 맘이 먼저 들 거 같아요.

호러, 스릴 덕후가 아니라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