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대학로에서 만난 인생 연극, '리타 길들이기' 솔직 관람기
정말 따뜻하다는 소리가 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일요일의 나른함을 뒤로하고 정말 오랜만에 대학로 나들이를 나왔다. 고백하건데... 큰 뜻 없이 선택한 작품, 바로 연극 [리타 길들이기,EDUCATING RITA]를 보기위해서 였다.

배움으로 열어가는 낯선 세상에 맞짱뜨는 그녀 '리타'의 용맹함은 내 맘속에 작은 불꽃 하나를 심어주었다.
1. 공연 기본 정보

| 제목 | 리타 길들이기 (Educating Rita) |
|---|---|
| 장르 | 연극 / 드라마 |
| 감독/연출 | 황재헌 연출 |
| 출연진 | 조혜련, 최여진, 유인, 남명렬, 류태호, 김명수 등 |
| 러닝타임 | 약 110분 (인터미션 없음) |
| 공연 기간 / 장소 | 2026년 2월 6일(금)~2026년 4월26일(일) / 대학로 아트하우스 |
- 지연 입장 불가: 공연이 시작된 후에는 절대로 입장이 불가능하다. 대학로 주말 교통체증이 심할 수 있으니 무조건 여유 있게 도착하자.
- 길 찾기 주의: 티켓 부스와 아트하우스 입구가 좀 떨어져 있다. 티켓 부스를 등지고 왼쪽 끝까지 걸어가서 모퉁이를 돌아가면 아트하우스가 보인다. 처음 가면 헷갈릴 수 있으니 모르면 꼭 물어보자!
- 화장실 안내: 극장 안에 화장실이 없다. 공연 시작 전에 미리미리 준비.
- 음료 반입: 중간 휴식 시간(인터미션)이 전혀 없다. 극장 내에는 뚜껑이 있는 페트병 물만 반입이 허용되니 참고하자.


이야기는 20대 후반의 미용사 '리타'가 개방대학(Open University)의 문학 수업을 듣기 위해 술주정뱅이 교수 '프랭크'의 연구실을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리타는 배운 것은 적지만 삶에 대한 생생한 에너지와 직관을 가진 여자다. 반면 프랭크는 지식은 풍부하지만 삶의 의욕을 잃고 냉소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문학'이라는 매개체로 만나면서 서로의 삶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 리타는 프랭크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우고, 프랭크는 리타를 보며 잊고 있었던 순수함과 열정을 발견한다. 하지만 리타가 점점 지적인 여성으로 변해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2. 최여진X김명수 페어, 그들이 보여준 완벽한 호흡
나는 최여진 배우님과 김명수 배우님의 작품을 선택했다.

사실 최여진 배우님은 TV에서 보여준 화려한 이미지 때문에 리타라는 역할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무대 위 그녀는 그냥 '리타' 그 자체였다. 거침없고 푼수 같지만 속은 깊은 리타를 정말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김명수 배우님의 프랭크는 역시 엄지척!. 지적 허영과 자기 비하에 빠진 중년 남성의 고뇌를 아주 묵직하게 잡아주셨다.
110분 동안 중간 휴식 시간도 없이 쭉 이어졌는데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벌써 끝이야?' 싶을 정도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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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감상 포인트
리타의 대사가 와 닿았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서 그대로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나이는 자꾸 먹는데 이게 정말 내 일인가 싶고... 새로운 삶을 찾아보고 싶어요."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 지금 내가 깊이 빠져 허덕이는 늪.
그래서 였겠지. 이 말 한마디가 가슴을 훅 찔렀다.
그리고 리타의 어머니가 허름한 술집에서 가요를 따라 부르시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시며 하셨다던 말,
"나도 이 노래 말고 다른 노래가 부르고 싶었어."
리타가 보여준 배움에 대한 갈망, 그저 미용사로 살며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뭐라든 자기만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애쓰는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기억에 남는 장면, "리타 창문을 열다 "
많은 관객이 꼽는 명장면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리타가 프랭크의 닫힌 연구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창문을 열려고 애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꽉 막힌 공기를 신선하게 바꾸려는 그 몸짓이 리타 그 자체를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또, 극 후반부에 지적으로 완전히 성장한 리타가 프랭크와 대등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묘한 쾌감까지 주었다.
커튼콜이 너무나도 짧았던 건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커튼콜 외에는 사진 촬영 금지라는 안내를 철저히 지키느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박수 치다보니 배우님들이 순식간에 들어가 버리시더라.
"어? 벌써 끝이야?" 싶을 정도로 짧고 애매하게 지나가서, 배우 님들 사진을 단 한 장도 담지 못한 게 그날의 아쉬운 추억이 되어버렸다.


4. 총평 및 추천 대상
연극 <리타 길들이기>는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작품이다. 화려한 장치나 자극적인 소재는 없지만, 오직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도 무대가 꽉 찬다. 비전문가의 시선으로 봐도 이 연극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내 삶의 주도권은 결국 내가 쥐어야 한다는 것.
- 내 맘대로 별점: ★★★★☆
- 추천 대상: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는 분들, 지친 일상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고 싶은 분들,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는 연극을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 추천
따뜻한 봄날, 대학로 아트하우스에서 리타와 함께 울고 웃으며 나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비록 배우 님의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내 마음속엔 그날의 공기와 감동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는 친구가 있다면 꼭 손잡고 데려가고 싶은 그런 공연이다.
우리모두 리타처럼, 자신만의 '새로운 노래'를 부를 준비를 해보자.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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