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 공중그네 리뷰, 정신과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웃기고 위로가 돼?
카페 한구석. 가방에서 꺼낸 책 한 권.
큰 기대 없이 잡아봤는데 큭큭 웃다 카페에서 눈총 좀 받았다.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당황스러웠지만 책을 덮을 수는 없었다. 재미있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는 그런 책이었다.
그 정신과 의사, 좀 이상하다
[공중그네]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 이치로'와 그의 환자들이 중심이 되는 단편 연작 소설 (옴니버스 형식)이다.
이라부 박사는 처음 보면 엉뚱하고 무능해 보인다.
주사 놓기를 좋아하고, 말투도 산만하고, 외모도 전혀 의사 같지 않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손을 거친 환자들은 조금씩 나아진다.
이 책은 일반적인 의학서도 아니고, 무겁고 어두운 심리소설도 아니다.
오히려 꽤 가볍고 유쾌하게 흘러간다. 그런데 읽고 있으면 내가 상담받는 기분이 든다.
어느 순간 감정이 이입된다.
나는 무코다 이발소를 먼저 읽었는데 이 작품 [공중그네]가 더 좋았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내가 좋아하는 감성 두방울이 녹아있는 책이다.
“맘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충동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 교보문고
별난 정신과 병원을 배경으로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건들!131회 나오키상 수상작『공중그네』.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의 중간 보스, 공중그네에서 번번히 추락하는 베테랑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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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책을 읽고 난 후 생긴 묘한 해방감이었다.
정신적인 병은 꼭 커다란 상처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고, 그냥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걸리는 감기 같은 것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그 감기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일이 커진다. 죽을 수도 있다.
[공중그네] 속 인물들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병원에 온다.
어떤 사람은 그네를 타는 서커스 단원인데 공중에서 자꾸 떨어질까 봐 무섭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강박적으로 분노를 조절 못한다. 그들 모두 스스로를 ‘문제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오지만, 오히려 문제의 핵심은 평범함 속에 숨어 있던 불균형이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말해준다.
조금 엉뚱하고, 조금 비논리적이어도 괜찮다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도 치료가 될 수 있다고.
그게 꼭 정답은 아니지만, 나한테는 통할 수 있다고.
웃음과 위로 사이, 아주 미묘한 균형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웃기다’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웃음 속에 묘한 슬픔이 배어 있고, 위로를 주려 하지 않아도 읽다 보면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내가 너무 애썼구나.' 싶은 순간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가벼운 이야기를 무겁게 만들지 않는 작가의 균형감각이 이 작품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누군가 고민을 말할 때 괜히 “공중그네 읽어봐”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딱 꼬집어 말 못 해도, 뭔가 닿을 것 같다.
'공중그네'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정신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들은 보통 무겁고 조심스럽다.
하지만 [공중그네]는 다르다. 유쾌하고 낙천적이고, 심지어 엉뚱한 이야기 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흔든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 마음은, 요즘 안녕하신지.
책을 덮는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 그냥 이렇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아주 작은 깨달음이지만, 그날 이후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함께 보면 좋은 책, 이라부 정신과 시리즈]
인더풀(IN THE POOL)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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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이발소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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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를 읽어 보셨나요?
혹시 이라부 박사처럼 엉뚱하지만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여러분 인생에 있을까요?
그렇다면 님은 복 받으신 거예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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