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소방관
얼마 전에 구리 cgv에서 영화 소방관을 봤다.
구리 cgv는 동네 영화관 같은 정겨움이 가득해서 좋다. 동네 영화관이니까 ㅎㅎ...
1월 25일 토요일이었지만 10시 20분 밤늦은 상연시간 때문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사실 여긴 항상 사람이 별로 없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그래도 주말은 평일보단 나은데... 늦은 시간 탓이리라...
우린 미리 만나 저녁을 느긋하게 먹고, 맥주도 한잔하고 20분 전에 영화관에 도착해서, 예매한 표를 확인했다.
좌석을 미리 정하고 각자 할인되는 카드를 이용해서 온라인 발매, 바로 입장할 수 있으니 세상 편하긴 하다.
영화 관람료는 14,000원이지만 국민 CJ카드로 결제하고 나중에 청구할인받으면 결국 8,000원에 보는 셈.
거의 반 값. 띵호와~
내가 좋아하는 극장인데 한잔하고 배부른 만족감에 사진 하나 안 찍음.
맨날 이 모양. 배불러서 잊어. 배고파서 잊어.
돌아서서 아차차... 할, 껄껄껄... ㅎㅎㅎ
뭐, 영화관이야 또 올 거니까...
"팝콘을 또 먹어?" 하는 사람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스몰세트 달콤 팝콘과 콜라를 샀다.
팝콘 빠진 영화감상은 단팥 빠진 붕어빵이고 꿀설탕 빠진 호떡이지. ㅎㅎ
이제 영화 얘기나 해볼까나?
소방관 기본정보
개봉: 2024년 12월 4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시간 46분
배급: (주)바이오포엠 스튜디오
출연: 곽도원, 김민재, 오대환, 유재명, 이오영, 이준혁, 장영남, 주원
감독, 각본:곽경택
줄거리
영화 소방관은 2001년 3월 4일, 서울 홍제동 화재 참사를 바탕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에 헌신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신입 소방관 강상우(주원)는 소방서에서 근무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열악하고 위험한 실제 현장에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베테랑 소방관 박진수(곽도원)와 자기를 이길로 이끈 실질적인 사람 신용태(김민재)를 비롯한 동료들의 끈끈한 동료애와 뜨거운 사명감은 그에게 찐한 용기가 된다.
첫 대형화재 현장에서 철웅(주원)은 동료, 용태(김민재)를 잃는다.
건물에 남겨진 아이를 구하고 용태는 순직하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철웅(주원)은 큰 충격에 빠지고 내적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동료들의 진심, 남은 자의 사명감을 느끼며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던 중 홍제동 화재사건이 발생하고, 그는 주저 없이 화염 속으로 뛰어든다.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화재현장 앞으로 소방차가 바로 진입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동안 대원들이 점점 위험해지자, 상우(주원)가 소방차를 타고 불법차량을 밀어버리는 장면에 내 속이 '뻥' 뚫리더라.
주인공의 이미 준비된 멋진 액션이겠지만... ㅎㅎ
베테랑 소방대원 박진수(곽도원)는 1차 수색이 끝난 뒤에도 자기 아들이 아직 건물에 있다며 소방관을 붙잡는 방화범의 어머니 때문에 2차 수색을 나서게 되고 결국 건물이 무너지면서 소방대원들이 매몰되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현장에서 6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게 된다.
이쯤에서 [소방관의 OST ] 곡 하나 담아보자.
박효신이 5년 만에 신곡을 냈다.
그중 하나로, 각자의 맘 속에 자리한 영웅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맘을 담은 곡이라고 한다.
이 영화에 딱 맞는 곡이 아닌가?
'슬픔, 아픔 그 순간을 묘하게 다독여 감정을 정화해 주는 노래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가사도 너무 아름답다.
나도 이런 곡에 이런 가사를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루지 못한 꿈... 사심을 담아본다. ㅎㅎ
내 맘에 담긴 장면들
네 여자가 있었다. 내 맘에 맺힌...
배테랑 소방관 박진수(곽도원)의 아내 도순(장영남)과, 소방관 송기철(이준혁)의 예비신부로 등장하는 효민 (서민주).
그리고, 이 영화에서 제일 먼저 아들 용태(김민재)를 잃은 그의 어머니와 또 다른 모母 방화범의 어머니 순자(허진)
박진수의 아내 도순은 사이렌 소리마다 맘 졸이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보여 결국 남편 박진수는 그녀의 소원대로 작은 치킨집을 함께 해나가기로 결정한다.
영화에서 그는 '다시 소방관으로 돌아올 것이지만 지금은 아내를 위해서'라고 미련을 남기지만 홍제동 화제현장에서 무너져 내린 건물에 매몰되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곧 치킨집이 될 허름한 작은 가게를 청소하며, 남편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안도감에 행복해하던 아내 도순의 얼굴이 죽어가는 남편 진수의 얼굴과 자꾸만 겹쳐서... 가슴이 저렸다.
소방관 안효종(오대환)의 동생이자 송기철의 예비신부인 효민(서민주).
오빠와 남편을 함께 떠나보내는 그 맘을 어떻게 헤아려볼 수 있을까?
뱃속에 그 아이는 잘 자랐을까? 이제는 그? 그녀? 도 성인이겠구나.
오빠의 락커를 열었을 때 50% 할인이라는 태그를 그대로 달고 있는 양복을 발견하고 흐느껴운다.
상견례에 입고 올 양복이라도 있냐며 구박했던 자신이 미워서였을까?
그냥 서럽게 그리워서...였으리라. 오빠도, 남편도.
그리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
기일에 아들이 좋아하던 김치 겉절이, 찬, 밥을 싸들고 화재 사건 현장, 아들을 잃은 그곳에 가신 어머니.
"밥 한숟갈 먹이려고요..." 하시던 어머니.
아, 이것이 진정 다 실화란 말인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의 어머니, 방화범의 어머니 순자(허진).
아들 서경호가 아직 건물에 남아있다고 진술하여 많은 소방관을 죽음으로 내 몰아버린 장본인.
실제 불을 낸 아들보다 더 미움받았을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있을까?
죄책감으로 얼마나 무거운 삶을 살았을까?
어찌하여 그런 험한 아들대신 저 열정적인 삶의 주인공들을 주님은 데려간 걸까?
함부로 말해선 안 되겠지. 목숨은 누구나 한 개.
신께 받은 소중한 선물이므로...
코 끝이 아려오고 헛기침이 났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
영화는 "서울 서부 소방서"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서울 서부 소방서는 2006년에 ""은평 소방서"로 개명? 되었다고 한다.
또 영화속에서 2001년 홍제동 화제당시에는 없던 브랜드를 찾아볼 수 있다.
"피자 OO , OO 커피." 사실 난 몰랐다.
나중에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보고 깨달았다는...
난 왜 이런 걸 못 찾는 걸까? ㅎ
아픈 맘을 정리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2020년에 소방관은 국가공무원직으로 인정이 되었다고 한다.
그전에 공무원이 아니었다니... 그것도 놀라웠다.
그리고 불법 주정차 단속이 강화되었고 소방시스템도 현대화되었단다.
사실 홍제동 화재사건 한참 후에 일어난 변화들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건 너무 다행한 일이다.
이 영화는 소방관들과 가족들의 심리적인 갈등, 트라우마, 스트레스 외에도 직면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보여준다.
방수만 되는 방화복, 목장갑, 불법주차로 가득 찬 옛골목들.
정말 저러했단 말인가? 목장갑이라니... 소방관에게 목장갑이라니... 허허...
영화에서 결국 구조대장님이 사비로 '튼튼 장갑'을 장만하는 장면은 절로 혀를 "ㅉㅉ" 차게 만들었다.
영화 [소방관]은 유료 관람객 1인당 티켓 금액의 119원이 국립소방병원 건립을 위해 기부되는 '119 기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으며 영화수입금의 일부가 대한미국 소방관 장비 및 처우 개선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이미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을 훌쩍 돌파하였으니, 목표했던 3억 원의 기부가 현실이 되었으리라.
내 119원이 이렇게 가치 있게 쓰이다니... 너무 뿌듯할 뿐이고...
요즘 119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ㅎㅎ
영화 마지막에 2001년 홍제동 화재당시 실제 영상이 삽입되어 있다.
배우들의 연기, 연출, CG장면들이 실제사건을 느끼며 몰입하기에 충분하지만 실제 영상이 전하는 소리는 또 다른 떨림을 준다. 가슴 먹먹한, 코 막히는 떨림.
코로나를 비롯한 뜻하지 않은 이슈 때문에 촬영을 마친 지 4년을 훌쩍 넘겨서야 세상에 나온 영화 [소방관].
"기대에 못 미친다."
"영화인데 재미가 없다."
"연출이 아쉽다."
라는 평들도 일부 있지만, 이제 곧 VOD도 나오겠지만, 그래도 나는 영화관에서 꼭 봤으면 좋겠다.
너무나 당연시해 왔던, 생각 없이 받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존경과 감사함으로 채우면서...
나도 이말을 따라 해 본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We remembe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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