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감성, 10대 짝사랑에 대하여
오늘 친구랑 얘기를 하다가 "빵" 터졌다.
내 친구는 딸만 둘이다.
하나는 아빠를 쏙 닮고, 하나는 엄마를 더 닮았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누가 더 예쁜데?" 하고 꼭 묻더라...
노코멘트. ㅎㅎ
정이의 딸 이야기
정이 둘째 딸이 사랑에 빠졌단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학원 가서 남자 꽁무니만 따라다니는 거 같다며 걱정이 늘어지더니...
기가 막힌다며 그 기막히다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 한참 공부할 시기에 남자 사귀고 그러다, 날 새고 후회한다. 정신 차리고 공부나 해." 하니까.
"사귈 주제나 되나, 내가? 걔 공부도 잘하고, 엄청 잘 생겼단 말야.
인기도 진짜 많고... 갠 내가 누군지도 모를 거야. "
"근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왜 그렇게 화가 나? " 그래서
"아니, 니가 어때서? 눈이 없어, 코가 없어, 돈이 없어?" 말하면서도 이건 좀 아닌데 하고 있는데...
딸애가 피식 웃더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엄마?" 하더란다.
"뭐 내가 틀린 말 했냐? 하니까
" 걔네 엄청 부자야. 금수저 그 자체. 올라가지 못할 나무 애초에 쳐다보지 말아야지. "
"아니, 요즘 세상에 올라가지 못할 나무가 어디 있고...
쳐다보지 못하는 건 또 뭐냐고. 그런 말을 요즘 애가 한다는 게 웃기지 않아?"
동의를 구하 듯 나를 빤히 본다.
"내가 지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 말이나 하고 있으니... 짜증이 나 안나, 언니."
내가 한살이 더 많다고 정이는 나를 꼬박 언니라 부른다.
점점 동생들만 많아져서 자기는 아우 하고 싶다면서...
'정아 나도 그래.' ㅎㅎ
"남자 사귀고 어쩌고 할까 봐 걱정이었는데 사귈 자신도 없고 주제도 안된다 하니 더 속상한 거야.
사람 맘이 참... " 하면서 눈물을 찔끔거리는 게 아닌가.
"야, 이건 오바다 오버야. 맘 다독였다니 다행이지." 하며 냅킨을 건네는 나에게
"언닌 딸 없어서 몰라. 이래도 저래도 걱정이란 말이지.
점점 애가 주눅 드는 거 같아서 내 맘이 맘이 아냐.
차라리 다른 때처럼 틱틱 대들고 하면 시원하게 잔소리라도 하지.
저렇게 나오니까 그냥 기만 차."
"그렇겠지. 맞아." 잠깐 나의 한숨.
"묻지 마 중2 지나가나 했더니... 그래서 내가 하루는 몰래 학원 가서 그 애를 봤어."
"어떻게? 너도 참..." 하니까
진짜 유명하더라고. 또래 엄마들이 다 알더라.
우리 딸 상처받을까 봐 티 안 내고 자연스럽게 알아보느라 시간은 좀 걸렸는데.... 보니까...
딸한테 뭐라 못하겠더라. 애 맘을 알겠더라고.
그래서 학원 앞에서 기다리다 <애슐리> 데리고 가서 둘이 실컷 먹고
영혼까지 채우고 왔다. ㅎㅎ
여기서 정말 빵 터졌다.
남자애가 진짜 눈이 부시더란다. 올라가지 못할 나무 맞더란다. ㅠㅠ
"그래서 잘 마무리는 한 거야? 맘도 정리하고?" 물었더니
혼자 짝사랑인데 정리고 뭐고가 있나? 근데...
올라는 못 가도 쳐다는 보고 있는 거 같아. 아직은... ㅎㅎ
기다려봐야지. 똑~상해. 우리 잘못 같고 더 예쁘게 낳아줬어야 했는데... 싶은 게...
"아, 고만하셔. 그만하면 예뻐. 한참 공부 할 때니 살이 쪄서 그렇지.
살 빠지면 장원영 삘이구만..." 하니까
금세 또 "그렇지 언니? 내 딸 예쁘지" 하며 웃는다.
오죽하면 '나 예쁘다는 소리보다 딸 예쁘다는 소리가 100배는 더 좋다' 했을까?
우리 엄마 말이다. 문득 생각이 났다. 보고 싶은 영자 씨. 그곳은 지낼 만 한지...
세상의 모든 딸 가진 엄마님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지 말고...
오늘 한잔해~
ㅎㅎ
짝사랑, 외사랑, 고독한 사랑을 위한 추천곡
사랑에 목마른 그대를 위해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을 올려봅니다.
제게 많은 위로가 되었던 곡입니다.
아르페지오네는 기타와 비슷한 현악기라고 합니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서 주로 첼로나 비올라, 피아노 반주와 함께 연주됩니다.
추신: 옛말도 변한다.
틀린 옛말 -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
올라가지 못할 나무도 일단 쳐다본다. 진정 원한다면 필요한 도구와 힘을 기른다.
맞죠? 맞죠!... 이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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